[시] 5월의 잼, 윤슬

5월의 잼

  5월에는 닫힌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다

  나는 주술 대신 잼을 끓이며 기다렸다
  어린 잔디로 엮은 벽은 바스라질 기미가 없었고
  간절한 건 전부 넣자
  심장은 가차 없이 끈적해졌다

  목젖을 두드린 초여름 습기는
  상한 방향제처럼 창문을 열게 했다
  고개를 내밀수록 살갗으로 엉겨 붙는 잼

  졸아들면 느릿하게 올라오는 기포들
  하나씩 터지며 지독한 냄새를 풍기고

  썩어가는어제를끌어안고악취를견디면새로돋아날수있을까

  늪지처럼 푹푹 빠져버릴 걸 알면서도
  스스로 고개를 박고 숨을 참았다고
  인정해버리는 날들이 있었다

  잼이 끓어 넘칠수록
  한낮의 끝이 멀어진다

  눅눅한 것들은 발목을 바닥에 심고
  이만 누워보자고 뿌리를 쏟아냈지만

  누군가
  문   을
  두드렸
  으므로

  나는 일어나보기로 한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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